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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신앙] “노인 복지 통해 하나님과 동행… 최종 목표는 노인 선교”

양주현 유당마을 이사장이 지난달 24일 수원 유당마을 로비에 걸린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는 이사야 60장 1~3절 말씀 액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주현 수원 유당마을 이사장과 김영식 원장, 안내 담당 차유진 사원이 지난달 24일 유당마을 안내데스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유당마을 전경.

수원 유당마을 양주현(70) 이사장은 노인 복지의 필요성을 말하면서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만큼 노인 복지를 사명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소명이 됐다. 지난달 24일 유당마을에서 만난 양 이사장은 노인 복지를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고 노인 복지가 곧 선교라고 말했다.

유당마을은 1988년 개원한 국내 첫 실버타운이다. 각종 미디어에서 대서특필했다. 당시 재계에 잘 알려졌던 서흥그룹 회장이자 양 이사장의 부친 고 양창갑 초대이사장이 이를 설립했다. 80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상에 있을 때 늙고 병든 노인들의 고통을 보면서 노인시설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중산층을 위한 노인시설이 없다는 것을 알고 85년 사회복지법인 ‘재성’을 설립하고 88년 유당마을을 만들었다.

양 이사장은 “솔직히 개원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웃었다. “실버타운이란 단어 자체가 생소할 때였어요. 그러다 보니 근거 법이 있을 리 없었고요. 우여곡절 끝에 정부가 입주비용을 고시했는데 현실성이 전혀 없었어요. ‘유당’이 본래 ‘풍요로운 집’이란 뜻인데 항상 적자에 시달렸어요.”

부친 나이가 70세를 넘으면서 그런 유당마을을 장남인 양 이사장이 맡았다. 자동차 부품사업체인 S&S아이앤씨㈜, S&S엠텍㈜을 경영하는 그는 94년 2월 2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부실기업을 떠맡은 것이었다고 했다. 당시 2층 건물에 입주자가 50여명이었는데 직원이 30여명이었다. 입주자를 늘려야 했다. 그는 실버산업이 선진화된 일본과 미국, 호주 등을 찾아가 연구하고 건물도 한층 증축했다. 적자는 면했지만 갈 길이 멀었다. 기도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양 이사장은 서울 온누리교회 장로로 2007년 장립했다. 김정주 대성홀딩스 대표가 아내를 전도했고 아내가 양 이사장을 교회로 인도했다. 처음 영락교회를 찾자마자 “하나님을 알아봤다”고 했다. “성경 첫 장을 넘겼는데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글귀가 있는 거예요. 그때 나를 있게 하신 분이 이분이시구나 생각하게 됐지요.”

그는 유당마을을 맡아서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됐다고 했다. 하나님께 매달리면서 성령 체험도 했다. “2004년, 2005년 즈음이었어요. 목마른 사슴처럼 하나님을 찾았어요. 그러던 어느날 교회 순장으로 소그룹을 인도할 때였는데 이사야 60장 1~3절 말씀 ‘일어나 빛을 발하라’는 말씀이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이후 그는 법인명을 재성에서 ‘빛과 소금(S&S)’으로 바꿨다. 경영 측면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ISO 9001 품질경영 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고 매뉴얼화, 표준화 작업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켰다. 그러나 다시 한계에 부딪혔다. 정원이 적어 경제성이 떨어졌고 시설은 전반적으로 노후된 상태였다. 새 건물이 필요했다. 하지만 토지가 자연녹지여서 건축은 불가능했다.

양 이사장은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2008년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용서 당시 수원시장이 신축 필요성에 공감했고 2010년 자연녹지가 일반 주거지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신관을 그 다음해 7월 착공했다. 1만2525㎡(3789평)의 대지에 지하 3층부터 지상 8층, 지상 12층의 2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를 통해 159세대를 확보하면서 규모를 3배 늘렸다.

처음에는 입주율이 높지 않았다. 대출 이자를 갚기도 수월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사회가 전반적으로 침체했다. 한동안 문의 전화 한 통 없었다. 은행에선 대출금을 갚으라고 난리였다. 이번에도 기도하면서 홍보에 주력했다. 그러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신관을 짓고 10개월 만에 입주율 60%를 달성했다. 상환을 연기했던 차입금도 기한에 앞서 모두 갚았다.

현재 입주자는 300여명이다. 유당마을은 노인복지주택으로 병원, 물리치료, 산책코스, 휘트니스센터, 영화관, 사우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82㎡(25평), 99㎡(30평), 138㎡(42평)의 개별 공간으로 구성, 일반 아파트에서 사는 것과 같다. 양 이사장은 “유당마을 근처에 아파트 단지가 있기 때문에 입주가 곧 이 동네로 이사 오는 것이다. 그래서 심적 부담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당마을 내 부속시설로 교회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빛과소금교회로 보통 주일예배에 80여명, 새벽기도회에 30여명이 참석한다.

양 이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스마트 실버타운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우선은 시설과 서비스 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경영 전반에 SMART 목표수립기법을 도입하고 혁신을 거듭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할 때 신앙과 관련 없이 많은 이들이 입주하고 그 안에서 신앙공동체를 이룰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인 복지의 최종 목적은 노인 선교라는 이야기다. 양 이사장은 이날 신앙적인 권면도 했다. 특별히 기도와 감사를 강조하면서 “감사할 줄 알면 회개하게 되고 저절로 순종하는 삶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수원=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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